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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2024 화성예술활동지원] 이명희 - 희고 맑은 무늬가 된 세계

등록일 : 2024-11-20
조회 : 46

이명희 시의 산책자는 첨단 문명 속에서도 식물과 교감하며 지각을 깨우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한다. 자연의 고유성을 존중하며 문명의 욕망을 반성하게 하고, 생명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적극적인 산책자의 모습을 보여준다.


  • 이명희 시의 산책자는 첨단 문명을 누리는 개인이지만 식물이 발산하는 다양한 감각에 집중할 줄 안다. 식물과 마주할 때 지각이 깨어나기를 바라면서 부단히 자신의 지각을 개발한다. 자연과 인간 간 거리가 멀어져야만 인간이 문명의 편의를 누릴 수 있다는 명제를 의심하면서 그 거리를 바짝 좁혀 놓는다. 인간과 식물이 서로 ‘곁’의 존재라 하여 개체가 지닌 특성이 통합되는 것은 아니다. 개체의 고유성을 서로 인정해야만 자연은 건강을 유지할 테니 말이다.
    주체는 나뭇잎들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지각이 예민하여 이것이 무뎌지지 않기를 바란다. 우리는 비인간의 생명 조건을 무시하면서 부단히 인공 세계를 확장하려는 욕망을 품지만 주체의 말 없는 행위가 우리의 무지와 무딘 감각을 조용히 깨운다. 그는 문명의 진보를 찬양하는 일에 빠져 이 존재들을 망각한 우리를 흔들어 깨우는 여자-사람. 식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답고 생기 있는 생명체로 거듭나려는 시인-사람. 문명 속에서도 전력을 다하여 자신의 자리를 만들며 생명 활동을 이어가는 자연 쪽으로 우리를 불러 세우는, 적극적인 산책자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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